*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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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백성문 변호사 (박재홍 앵커 대신 진행)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소장
■ 대담 : 정명원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부장 검사
◇ 백성문> 이번 정부 들어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 중에 하나 바로 검찰개혁이죠. 검찰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기득권 조직이다, 개혁의 대상이다 이런 국민들의 이미지가 고착화 돼가고 있는데요. 뉴스나 영화, 드라마에서 보던 딱딱하고 권위적인 검사가 아니라 수많은 민원인들과 웃고 우는 검사의 일상이 담긴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스스로를 외곽주의자 검사라고 정의하시는데요. 대구지검 서부지청의 정명원 검사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명원> 안녕하세요.
◇ 백성문> 두 분과 인사 나누시죠.
◆ 김성회> 안녕하세요. 굉장히 오늘 복장이 그게 출근복이셨습니까.
◆ 정명원> 네, 출근하고 오전에 근무하고 올라왔습니다.
◇ 백성문> 저는 아까 들어오실 때 우리 패널 분, 검사님 언제 오시지...(웃음)
◆ 김성회>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가지고.(웃음)
◆ 진중권> 아니, 검찰에 대해서 하도 나쁜 소리를 많이 들어서 험악한...(웃음)
◆ 김성회> 그러니까요.
◆ 정명원> 까만 각정장 입고 왔었어야 했는데 그런 게 없어서.(웃음)
◇ 백성문> 저는 책 제목 보고도 딱 오더라고요. 책 제목이 현직 검사가 썼을 법한 제목이 아닌 거 같아서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범죄자를 대상으로 쓰셨을 거 같은데, 민원인?
◆ 진중권> 혹시 피고를 민원인이라고 부르신 겁니까?
◆ 정명원> 뭐, 제가 만나게 되는 민원인이 피고인도 있고 피해자도 있고 증인도 있고 진정인도 있고.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한테 무언가를 원하시는 분들, 촉구하시는 분들을 통칭해서 민원인이다라고 한번에 표현을 합니다.
◆ 김성회> 검사님은 검사 중에서도 어떤 일을 하는 검사님이신가요?
◆ 정명원> 저는 주로 형사부와 공판부를 주로 왔다갔다 하면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서민들이 주로 겪게 되는 사기나 폭력 사건, 음주운전사건부터 해서 그런 사건들을 주로 다루고 그리고 재판에 나가서 공판하는 역할,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 진중권> 그러니까 공판부랑 분리가 돼 있나요? 내가 수사한 사건을 가서 공판에 들어가는 건가요. 아니면 따로따로 있나요?
◆ 정명원> 기본적으로 분리가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한 사건을 가지고 재판에 들어가게 되면 너무 시스템이 꼬이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기소까지의 단계를 담당하는 검사들과 공판을 담당하는 검사로 조금 나눠져 있는 형태입니다.
◇ 백성문> 저는 공판부 검사하시면서 책에다 이렇게 쓰셨더라고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 검사가 쓸 얘기가 아닌 것 같은데. 보니까 필수품이 캐비닛에 보자기, 골무 이런 내용들을 보면 우리 일반 대중들이 생각하는 검사라는 것과 정반대 이미지와 관련된 내용을 쓰신 거 같아요.
◆ 정명원> 영화나 드라마나 여기서 너무 멋진 검사님들만 많이 나와서 모든 검사들이 그런 줄 알고 계시는데 사실은 저희가 사무를 보는 모습을 보면 그렇습니다. 저희 큰 두꺼운 기록을 종이기록을 캐비닛에서 꺼내서 아침에 끙하면서 꺼냅니다. 꺼내서 그거를 골무를 끼고 보고. 종이를 빨리 넘기기 위해서 골무를 끼는 겁니다. 그래서 골무를...
◆ 진중권> 아니, 바느질을 하시나 했어요.(웃음)
◆ 정명원> 골무가 1년에 몇 개씩 해져서 나갈 정도로 골무를 많이 사용하고요. 종이에 손도 많이 베고 그렇습니다.
◇ 백성문> 원래 우리가 검사하면 생각하는 이미지가 피의자를 추궁해서 자백을 받아내고 이런 걸 보통 생각을 많이 하는데 오히려 추궁당하는 자리에 있다, 이런 얘기도 쓰셨더라고요.
◆ 정명원> 일단 추궁해도 자백을 잘 안 하시고요. 항상 촉구당하는 자리에 있다 이런 느낌이 있어요. 항상 너희가 제대로 일을 하고 있냐 국민들이 보시기에 너희들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냐, 아니면 누구랑 결탁한 게 아니냐 항상 그런 의혹을 가지고 있고 또 그분 한 분 한 분들이 가지고 있는 사건 해결에 대한 방식과 저희가 내놓을 수 있는 답이 다른 경우들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러면 그분들이 저희한테 너희들 제대로 일 안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항상 의혹을 가지고 계셔서 누가 부르면 움찔합니다.
◆ 진중권> 추궁하실 때 진짜 얄미운 피의자 있지 않나요?
◆ 정명원> 있죠.
◆ 진중권> 그럼 어떻게 합니까?
◇ 백성문> 생각 나셨나 봐요...(웃음)
◆ 정명원> 잠시 생각나니까 이렇게 화가.(웃음) 그런데 그게 참 감정을 다스리는 게 되게 어려워요. 그래서 사람이 일하면서 느꼈는데 사람이 너 되게 나쁘구나 이렇게 얘기하고 싶은 욕구가 있나 봐요. 그런데 그 욕구를 참고 아~ 그러셨어요 하고 넘어가기가 되게 힘들거든요. 그래서 그렇지만 마인드컨트롤을 합니다.
◆ 진중권> 저는 인권검사는 못할 거 같아요.(웃음)
◇ 백성문> 사실 검사의 임무는 결국은 피의자를 수사해서 기소를 하는 게 일단 1차적인 주 임무잖아요. 그런데 검사님은 보니까 기소보다 불기소를 더 잘하는 검사, 불기소장을 잘 쓴다 칭찬을 많이 받으셨다고 하는데 혹시 인사나 이런 데 불이익이 없나요?
◆ 정명원> 그래서 제가 잘 못 나가는 걸 수도 있는데.(웃음) 그런데 기소와 불기소는 사실은 양면이거든요. 어떤 사건은 기소가 될 수도 있고 불기소가 될 수도 있는데 그러면 그것이 갈 길을 잘 정해 주는 것이 검사가 할 일이지 무조건 기소를 많이 한다고 좋은 검사다라고 평가할 수도 없는 문제고 그 반대의 영역에서 이것이 왜 죄가 안 되는지 아니면 이것에 대해서는 왜 우리가 더 죄를 묻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밝혀주는 것 역시 법률가가 해야 될 일이고 보람 있는 일이다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회> 기소랑 불기소 비율이 승진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검사님들은 생각을 하십니까?
◆ 정명원> 기소와 불기소 자체는 그런 게 없을 테고 기소한 사건에서 무죄율과 불기소한 사건에서의 오류율, 그런 것들이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죠.
◆ 김성회> 승진 말씀도 하셨는데 예전에 금태섭 검사님 같은 분은 신문에 기고 몇 개 하다가도 직장 그만 두셔야 되는... 검사를 떠나시기도 했었는데 이런 책을 내시거나 활동하시는 데 부담은 없으신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 정명원> 그분의 일 이후로 많은 변화가 사실은 있었습니다.(웃음)
◆ 김성회> 일종의 선구자시군요.(웃음)
◆ 정명원> 그래서 현재는 저희가 신고만 하면 신고 절차만 거치면 저희가 어디 나가서 이렇게 인터뷰하고 하는데 부담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 백성문> 공판검사하시면서 요즘에는 국민참여재판 전문검사로 유명하시다고. 사실 국민참여재판 아직 저는 못 들어가 봤거든요. 변호사인데. 국민참여재판 할 일이 없었는데요. 최근에 있었던 사건 중에 아마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 같은데요.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이거를 담당 하셨었죠. 원래 국민참여재판은 하루 아니면 길어야 하루 반 정도에 끝이 나는데 최장기 재판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요. 어떠셨어요?
◆ 정명원> 저희가 그 재판은 월요일에 월요일에서 시작해서 금요일까지 했는데 그것도 월요일 아침에 9시에 시작을 하면 그날 12시까지 했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선고가 금요일 11시 반 정도, 밤 11시 반 정도에 선고가 나는 되게 긴 레이스였죠. 그 기간 동안 처음으로 그렇게 길게하는 재판이기도 해서 사실은 부담 자체가 배심원 분들이 그 기간을 견딜 수가 있는가 저희는 고민이 많았거든요.
제가 그 재판을 하면서 그 5일 동안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 배심원들의 눈빛과 그리고 마지막까지 어려운 결정을 하시고 정말 이렇게 탁 퍼진 그 모습을 보고 그게 지금까지 제가 국민참여재판을 좀 잘하려고 하고 연구하고 하는 데 되게 큰 바탕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진중권> 그분들은 또 그 일에 굉장한 사명감을 또 느끼시면서 굉장히 큰 보람도 느끼시고.
◆ 정명원> 국민참여재판이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사법에 대한 형사사법에 대한 의견을 내시는 건데 원래 사법은 형사사법은 국민들이 저희한테 위탁하신 거잖아요. 그래서 그 자리에 설 때마다 잠시지만 정말 이분들이 주인이구나 하는 것이 그것이 이제 체감되는 자리죠.
◆ 진중권> 검사라면 그런데 어쨌든 기소를 하셨다면 유죄를 받아내는 게 목적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논변을 펴실 때 판사님 상대로 하는 거 하고 배심원들 상대로 하는 거. 일반인들이지 않습니까? 뭔가 좀 다르지 않겠어요?
◆ 정명원> 많이 다르죠. 판사님께 하는 건 다 정해진 규칙들이 있어서 그냥 정해진 말을 하면 알아서 알아들으시고 그냥 그렇게.
◆ 진중권> 수임료 깎아야겠다.(웃음)
◆ 정명원> 해결이 됐는데 국민들은 처음 그 자리에 오신 분들이 이 질문을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지 모르시는 분들이죠. 그래서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이 증거는 어떻게 봐야 되는지부터 이 죄가 왜 나왔는지 아니면 우리가 우리 사회는 왜 형벌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는지 모두 다 설명을 드리는 자리라서 어렵기도 하고 보람 있기도 하고...
◆ 김성회> 그런데 사법에 대한 불신 때문에도 그렇고 국민참여재판을 넘어서서 헌법개정사안이기는 합니다마는 배심원제 도입을 하자 이런 얘기도 있는데 도입을 하면 지금 말씀대로 하면 검사님들도 되게 많아지고 재판할 수 있는 기회도 적어지고 이런 걸까요? 혹시 의견 있으십니까?
◆ 정명원> 배심재판을 늘리는 부분에 대해서요? 배심재판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그것이 국민들이 지금은 작은 이벤트, 경험 정도. 소수국민들이 경험하는 이벤트 정도로 되고 있습니다마는 사실은 직접적인 참여를 늘린다는 측면에서는 좀 더 확대돼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데 이제 현실적으로 그 재판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과 그런 부분들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백성문> 이렇게 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국민들이 사법에 많이 참여하는 것은 사법 민주화 측면에서 굉장히 훌륭한데 법률 전문가가 아니니까 그 배심원들이 결국은 유무죄 판단도 하고 형량도 어느 정도 결정을 내서 평결을 내면 이걸 판사가 뒤집을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못 뒤집잖아요, 그대로 가잖아요. 그러면 이게 소위 말해서 감성만 잘 자극하면 무죄 나오고 이런 거 아니냐.
◆ 진중권> 미국 영화 보면 나오지 않습니까?
◇ 백성문> 그런 걱정하시는 분도 꽤 많더라고요.
◆ 정명원> 그렇죠. 그런데 우리 법률가들이 알고 있는 법률지식, 현재. 법률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법률 지식에 맞는 답을 내놓는 것이 그것이 정답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먼저 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사실은 재판을 해 보면 검사와 변호인 측에서 양측에서 잡아당기죠, 다른 방향으로.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대단히 어떤 감성을 자극해서 사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또한 우리 국민들이 해 보면 엄청 현명하십니다. 그래서 그냥 이렇게 막 쏠려가지고 저렇게 쏠려가고 그럴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엄중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고민하시려고 하시고 이제 그런 모습들이 결국은 그 집단 지성이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 백성문> 저희가 상담을 할 때도 소위 사연 많으신 분들한테 국민참여재판으로 가보시는 게 어떠냐 이렇게 많이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판사 분들하고 배심원들하고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 크게 영향이 없나보네요?
◆ 정명원> 영향은 있죠. 영향은 물론 있습니다. 저희가 국민참여재판으로 할 때 어려운 사건들이 법률 용어 자체가 일반인들 하고 잘 안 맞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면 보복범죄 이런 것들이 있어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보복의 개념과 우리 법률이 가지고 있는 보복의 개념이 달라요. 그러면 거기서 오는 혼란 때문에 사건이 잘 안 풀리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건 법률전문가인 저희가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되는 거죠. 그게 저희가 해야 될 일인 것이지. 그게 어렵기 때문에 국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배제해야 된다라고 하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 진중권> 구체적인 예는 떠오르지 않는데요. 사실은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정의감정이라는 게 있잖아요. 특히 노동 관련 소송이라든지 이런 걸 딱 보면 법원에서는 어떤 이유가 있어서 판결을 내렸겠고 그 판결에는 또 타당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냥 우리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의감정하고 너무 부딪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건 어떻게 봐야 하나요?
◆ 정명원> 그렇죠, 그런 것들이 국민참여재판이나 다른 제도들을 통해서 조금씩 조율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해요. 또한 국민들께서 저희가 배심원 선정절차에서 우리나라 형벌은 너무 약해서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범죄가 많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하면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되게 많아요. 그렇지만 사실은 본재판에 들어가서 해 보면 그 원래 판사님들이 내리는 양형보다도 훨씬 배심원들의 의견이 적게 나오는 경우들이 많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추상적으로 이게 법률이 이렇다, 우리 법 감정과 안 맞다라고 생각하는 부분들하고 구체적인 사건에 들어가서 그 기준을 가지고 그분들이 직접적으로 판단했을 때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과정으로 조정이 되어가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백성문> 사실 검사라는 직업 자체가 죄를 지었다고 의심 받는 사람이 죄가 있다라고 판단을 해서 기소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딱 보면 거짓말 아까 많이 한다고, 자백 잘 안 한다고 하셨는데 딱 보면 얘는 거짓말 하고 있네 바로 직관적으로 오세요?
◆ 정명원> 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늘 그걸 하니까 조금 더 촉이 발달은 하겠죠. 그런데 그 촉은 사실은 별 의미 없다는 걸 제가 알고 있습니다.
◇ 백성문> 일상생활에서는 별로.
◆ 정명원> 일상생활에서도 그렇고 업무적으로. 제 촉이 와봤자 저건 입증할 수 있는가 입중할 수 없는가의 문제지 그래서 오히려 일상생활에서도 예를 들어 남편이 뭘 숨기고 있다라고 생각이 들어도 저걸 내가 입증할 건지 말 건지를 생각한 다음에 그냥 입증까지 하지 말자 이렇게 하면 그냥 없는 사실이죠.
◆ 김성회> 입증으로 가니까 간담이 서늘해지는데요.(웃음)
◆ 진중권> 물증을 남기면 안 되는 거죠.(웃음)
◆ 김성회> 그걸로 책을 내시면 많이 팔 수 있을 것 같아요. 남편의 거짓말을 알아보는 법.(웃음)
◇ 백성문> 입증하는 방법.
◆ 진중권> 그다음에 그렇게 아내들을 위해서 그런 책을 쓰시고 남편들을 위해서는 빠져나가는 방법.(웃음)
◇ 백성문> 우리 검찰조직 문화 관련해서 옛날 검사동일체의 원칙부터 비판 많이 받아왔잖아요. 이제 조금 변해 왔나요?
◆ 정명원> 많이 변했죠. 많이 변했고 검사동일체 원칙은 이제는 저희들도 쓰는 개념이 아니고 그래서 많이 변하기도 하고 변하지 않기도 하고 그랬을 겁니다. 아직 검사라는 집단이 소수 집단이기도 하고 그리고 같은 시스템으로 양성된 사람들이죠. 그렇다 보니 기수문화나 석수 문화나 이런 것들이 쭉 있다 보니까.
◆ 김성회> 석수는 뭔가요?
◆ 정명원> 석수는 내 자리의 순서에요. 그러니까 그 서열이죠. 서열인데 좌석을 정할 때도 쓰고요.
◆ 김성회> 그게 딱 정해져 있는 거군요. 1, 2, 3, 4, 5, 6, 7, 8...
◆ 정명원>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 검사들은 그 기준으로 하면 쭉 줄을 세울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게 승진 순서거나 그렇지는 않고 다만 굳이 줄을 세워야 될 일이 있을 때 기준으로 쓰는 거죠.
◆ 진중권> 군대 같은 경우도 장병들도 서열이 다 있더라고요.
◇ 백성문> 사실 우리 정명원 검사님의 책이 유명해진 이유가 있잖아요. 유시민 작가가 얼마 전에 윤석열 후보한테 이 책 꼭 읽어봐라라고 권하셨거든요. 왜 권하셨을까요? 그러다 보니까 혹시 이분 정치하시는 분인가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었거든요.
◆ 정명원> 저요?
◇ 백성문> 그러니까 검사님 책을 권해서요.
◆ 정명원> 저는 일단 감사합니다. 유시민 작가님 감사하고요. 그 추천 덕분에 저희 책이 조금 더 반짝 관심을 받은 반응이 있는데 저는 전혀 모르다가 점심 먹고 왔는데 막 휴대폰에 연락이 와 있더라고요. 그분이 그분한테 이렇게... 저도 되게 놀랐어요. 그런데 검사들은 워낙 다양한 모습들이 있죠. 워낙 다양한 모습의 전국에 2000명의 검사가 있다면 2000가지의 검사들이 있을 테고 윤석열 후보님은 특수통으로 유명한 분이고 그와 배치되게 저는 형사부, 공판부를 주로 했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검사들의 모습이 있다 그런 말씀을 하고 싶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 백성문> 굉장히 좋게 해석을 해 주셨는데.
◆ 김성회> 혹시 그래서 윤석열 후보 측에서 한번 뵙고 싶다고 연락이 오지는 않았습니까?
◆ 정명원> 그렇지는 않고요. 바쁘시잖아요.(웃음)
◆ 진중권> 책을 보내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 정명원> 제가 후보님께 보내 드리면 안 될 거 같고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 진중권> 사시라는 얘기입니다.(웃음)
◇ 백성문> 검사님이랑 인터뷰를 하면서 계속 저희도 즐겁게 웃고 있는데 또 하나 놀란 게 저는 최종 꿈은 검찰총장이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국숫집 주인. 꿈이 국숫집 주인입니다. 국숫집 주인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검사라는 이미지하고 너무 달라서.
◆ 진중권> 국수라는 게 정말 그 국수입니까?
◆ 정명원> 진짜 국수요, 누들.
◇ 백성문> 진짜 국수를 좋아하셔서?
◆ 정명원> 제가 공부할 때 고시공부하고 그럴 때 너무 힘이 들었어요. 너무 힘이 들면 먹는 것조차도 힘이 든 거예요. 그러면 고기 같은 거 먹기도 힘들고 그럴 때 국수가 되게 위로가 됐어요. 국수는 먹기가 쉽고 이렇게 후루룩 먹으면 금방 배도 차고. 그래서 국수라는 음식을 되게 좋아하고 그래서 언젠가는 나는 국숫집을 차리고 싶다라는 꿈이 항상 있어서요. 항상 마음 한 켠에 품고 있는데 점점 요리실력이 퇴화를 해서 지금 그 꿈.(웃음)
◆ 김성회> 책으로 돈을 많이 버셔서 건물을 먼저 사시고 자영업을 하셔야 국숫집 오래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 정명원> 그렇죠. 그런데 그 책으로 건물을 사기는 진짜 어려울 것 같습니다.(웃음)
◇ 백성문> 짧게 지금 책 얘기하셨는데 이 책 말고 또 더 책을 내실 생각이 있나요?
◆ 정명원>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금방 출산한 사람보고 둘째 언제 낳을 거냐 그런 거하고 비슷한 건데. 조금 더 범죄 속에서 저희가 볼 수 있는 어떤 인간의 얼굴, 인간성, 인간의 마음,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 조금 더 제가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백성문> 제가 다음에 책 내시면 전부 다 꼼꼼하게 잘 읽어보겠습니다. 오늘 너무 따뜻한 말씀을 해 주셔서 검사님인가 하는 느낌이 다시 한 번 들었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의 정명원 검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명원>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반드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
12/16(목) 현직 검사 "유시민은 왜 윤석열에게 내 책 추천했을까?"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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