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새아침의 기도
나는 여전히 가시나무에 불과한데
주님은 나를 백합으로 부르셨나이다.
나는 넓은 잎새 하나 없이 찌르기만 했는데
주님은 사과나무그늘에 나를 눕히시고
시원하고도 달콤한 실과로 시원하게 하셨습니다.
세상에 매 맞고 사람에 당해서 뼈만 앙상히 남았는데
주님은 혼인집의 음식으로 힘을 돋아 주셨습니다.
분에 겨운 사랑을 누리면서도 드릴 것이 없어
시름으로 긴긴 밤을 끙끙 앓았는데
오히려 주님은 왼손으로 내 머리에 베개하고
오른손으로 안아주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근심이 나의 행복을 흔들지 않고
평화의 잠에서 깨우지 않기를 바랐사오나
저를 흔들어 깨우시는 이는 주님이셨습니다.
이제는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으며
비둘기의 소리가 온 땅에 들리며
포도나무에는 꽃이 피어 향기를 토하니
여기서 머무르지 말고 함께 가자고 하셨습니다.
주님,
저는 아직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숨고만 싶은데
주께서 가자고 하시니 얼굴을 들겠나이다.
날이 기울고 그림자가 갈 때에라도 일어나서
내 포도원에 피어난 꽃들을 보게 하시옵소서.
우리 신랑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새아침의 기도
나의 사랑 샤론의 수선화 (아가2장)
2004.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