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4월 나만의 진통제가 필요한 법이니
그대아침
2024.11.04
조회 253
정해지지 않은 순간에 느닷없이 이명이 찾아온다.
주위 소리와는 상관없이 '삐'거리는 소리를 가만히 듣는다.
예전에는 소리가 들리면 귀를 쳐보기도 하고,
소리가 나는 쪽 귀의 머리 부분을 꾹 누르고 있기도 해봤었다.
때때로 참지 못할 정도의 두통이 찾아오면 조용히 진통제를 찾아 삼킨다.
아프다며 끙끙댄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약을 먹지 않고 버텨낸다고 해서 머리가 맑아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
하나둘 내가 직접 느낀 사실은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소란스럽지 않게 가만히 기다리거나, 내 할 일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시끄러워질 일을 애초에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게 요즘 나의 큰 목적이다.
쓸데없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여유가 없어졌다.
한 번 감정선이 망가지면 그것을 다시 정상 범주까지 끌고 올라오기까지가 너무 힘들어졌다.
전보다 시간도 많이 들고, 나 자신을 진정시키기에 쓰는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커졌다.
예쁘고 연약한 유리잔을 대하듯 나 자신을 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가 나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기꺼이 나를 아끼는 수고로움을 선택한다.
심한 통증이 오기 전에 진통제를 복용하듯,
삶에서의 통증이 심해지기 전에 방어막이 되어줄 나만의 진통제가 필요한 법이다.
들리는 소리라고 다 들을 필요가 없고,
보이는 것이라고 다 관심 있게 볼 필요는 없다.
어디선가 생기는 모난 말과 껄끄러운 일들에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감정을 쓸 가치가 없는 일이라면 굳이 나서서 마음을 진흙탕으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적당한 침묵과 어느 정도의 무시가 조용한 일상을 지켜줄 것이다.
당신이 함부로 다치지 못하도록.
*김유은의 <그래도 나답게>중에서 읽어 드렸습니다.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