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은 늘 텔레비전과 함께 삽니다.
낮에 화투를 치더라도 TV를 켜놓고 라디오처럼 소리라도 들으셨지요.
혼자 사는 할머니들에게 밤은 내가 혼자임을 사무치게 확인하는 시간이에요.
강아지라도 키우는 할머니들은 그나마 낫습니다.
집에 가면 나를 반겨주는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할머니들은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방에 들어가는 걸 싫어하셨어요.
형광등 스위치를 올릴 때 나는 딸깍하는 소리에 마치
외로움이 켜지는 느낌이 들었겠지요.
궁금했어요. 왜 할머니들은 늘 텔레비전을 끼고 사실까?
전기를 끔찍이 아끼는 할머니들에게 왜 TV만은 예외일까?
마을회관은 공공장소니까 기차역이나 터미널처럼 항상 TV를 틀어놓는 게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왜 집에서도 그러실까?
"소리가 나야 사람 사는 집 같지요. 혼자 사는 할매들은 다 그래요."
몰입해서 보는 드라마가 아니라면 할머니들에게 중요한 건 영상보다
사운드였어요. 외로움을 떨칠 수 있다면 그 어떤 소리라도 좋습니다.
누군가 함께 있는 기분, 사람 사는 집의 느낌이 필요했던 거예요.
『100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님도 그러시더군요.
나이 들면 고독이 가장 힘들다고. 특히 사별한 남자가 제일 고통스럽다고.
어떻게 고독을 이길 수 있는지 여쭤 봤더니 움츠러든 삶의 공간을 넓혀야
하고 나이 들어서도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외로움을 없애려는 발버둥 대신, 설렘을 공급하는 데 집중하라는 조언입니다.
할머니들은 오늘도 외로움이란 숲에서 설렘이란 보물을 찾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도 밥 먹듯 설렘이 필요하니까요.
*김재환의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
1206금 외로움 대신 설렘을 찾는 하루로
그대아침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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