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1212목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아름답기에 한걸음 또 내딛는 것
그대아침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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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중반 즈음에 사회활동의 일환으로 노래극 공연을 준비한 적이 있는데, 
같이 기획하던 친구의 제안으로 그 원작을 쓰셨던 소설가 선생님을 만나 뵌 적이 있다.
선생님은 삶과 세상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에게 
“세상이 부조리하게 흘러가는 것 같지만, 실은 우리 주변의 70퍼센트 이상은 
아주 정상적인 사람들이다. 우리 주변의 일반적인 사람들은 상식적인 경우가 
많다. 가장 대중적인 그들을 믿어라”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특이한 도전을 하는 우리에게, 고독해하지 말고
자기가 하는 일을 자신 있게 이어나가도 괜찮다는 용기를 주려 하셨던 말씀인 동시에,
당신이 지녀온 이 세상에 대한 통찰이나 믿음 같은 게 아니었을까.
나는 아직도 그 말이 잊히지 않는다.

손에 든 세상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함과 동시에,
걸으며 본 세상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로웠다.
이 시끄러운 소식과 소음 속에서도 도시의 구석구석은
어떻게 이토록 차분할 수 있을까.
이 도시를 천천히 걷다 보면 모두가 얼마나 조용하게
자기 역할을 하며 살아 숨 쉬고 있는지가 느껴진다. 
잠시만 주변을 둘러보아도 세상은 의외로 믿음직스럽다. 
나는 걷고 또 걸으며 순간들을 모으고 내 두 눈에 담는다.
그런 순간들은 내가 이 세상을 사랑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
‘아, 그래도 세상은 분명히 사랑할 구석이 다분해’하고 속으로 외친 후
남은 우리의 삶을 더 잘 믿어보고자 한다. 
굳이 더 믿어야 하는 쪽이 있다면 내가 본 평화와 보통의 순간들이라 생각하면서
걷고 또 걷는 일은 멈출 수가 없다. 보통 사람들의 모습에 
이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


*반지수의 <보통의 것이 좋아>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