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2목 같은 길도 사계절 모습을 바꾸니 새롭다
그대아침
2025.01.02
조회 216
회사의 이사로 걷는 시간이 늘어났다. 후배들은 이제 멀어서 걸어 다니기 힘들겠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내게는 아니었다. 그들은 '회사가 이사한 탓'이라고 했지만
난 '회사가 이사한 덕분'에 30분을 이익 봤다고 했다.
광화문에서 남대문 시장을 지나 남산 성곽을 바라보며 후암동 내리막길을 걸으면 딱 30분이다.
덕분에 남대문 시장을 심심찮게 돌아다녔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이 단순하지만 걸을 때마다 기분이 좋다.
길은 많다. 대한민국이 좁다고... 모르고 하는 말이다.
굉장히 넓고 아름다운 길이 수없이 많다.
사계절 모습을 바꾸니 같은 길을 네 번 가도 지루하지 않다.
봉화에서 울진으로 넘어가는 불영계곡이나 경북 영양의 숨겨진 길이나
영월 내리계곡 길은 풍광 자체만으로는 산티아고보다 좋다.
굳이 쌍계사 십리벚길, 광안리 벚꽃 길을 찾지 않아도 된다.
아무길이나 길에 올라서면 길은 길을 낳고 길은 어디나 아름답다.
시골 길이 운치는 있지만 도시의 길은 역사와 문화가 있어서 또 좋다.
내 생활 속에 들어온 길은 그대로 걷지만 우리가 가는 길은 그 어디라도
봄의 화려함이 있고 여름의 달콤함이 있고
가을의 낭만이 있고 겨울의 황량한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걷지 않는 사람에겐 길이 아무리 황홀해도 의미가 없다. 걷는 사람에겐 어떤 길이라도 좋은 길이다.
몸에는 튼튼함을 주어 많은 질병을 예방하고, 있는 병을 낫게 한다.
마음에는 명상의 공간을 만들어 정신을 튼튼하게 한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젊었을 땐 귀담아 듣지 않는 중국 속담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알게 된다. 길은 많고 그 길이 다 기적의 길이고 생각의 길이다.
*이영만의 <쓸모없는 세월은 없다>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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