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102금 '네 공이 아닌 것은 차버려라', 삶의 여유를 찾는 방법이 될 수도
그대아침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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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편인 윗집에 사시는 50대 부부와 술한잔을 했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분들이니 참 색다른 인연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두 분이 이곳, 양평으로 내려오시게 된 경위가 특별하다.
아니, 어쩌면 너무 평범하다. 두 분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다.
젊은시절부터 틈틈이 여행을 다니시다가 어느 쌀쌀한 날,
한적한 곳에서 캠핑을 하던 중, 모닥불 앞에서 우리 이런 시골에 내려와서 살까?
하고 시작한 말을 현실화시키게 되었다고. 천천히 귀촌을 준비하신 후
둘째아들이 20살이 되는 시점에 자식들만 서울에 남겨놓고 내려오셨다.
두 분은 서로의 의견과 지향점이 같다는 점에서 만족하셨고 행복해하는 것같이 보였다.

그들의 이곳에서의 대략의 생활은, 아침 일찍 일어나 산에 가신다.
그 계절에 채취할 수 있는 것들을 먹을 만큼만 채취하시고,
그것들을 다듬으시고, 정리하신다.
그리고 마당엔 적당한 크기의 텃밭을 정성스레 가꾸신다. 
자연농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나의 밭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막 서울에서 내려오셨을 때보다 시간이 흐른 지금의 그분들의 모습은
훨씬 부드럽고 안정되어 보이신다. 인상을 찌푸릴 일보다 웃을 일이 많으신가보다.
잘 웃으신다. 사소한 일도 재미나다 하신다.
갑자기 바다를 보며 회가 먹고 싶으면 시간이 언제든 슁 하고 운전대를 잡으신다.
어디 지역 축제한다는데? 하며 또 슝 운전대를 돌리시기도 한다. 

사실 자세한 사연이야 난 잘 모른다.
하지만 현재의 그분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만족해하시고,
뭔가를 누릴 준비를 해오셨고, 그 뭔가를 누리시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편안한 얼굴로 말씀하신다.
"우린 남과 비교를 안해요. 그냥 누려요. 즐겨요!"
내가 뭔가 사소한 고민거리를 얘기할 때면, 조금 귀찮거나 힘겨운 일들은
그냥 지나치라고 하신다. 어디서 들으신 말인지,
직접 생각해내신 말인지 이런 멋진 말도 날리신다.
'네 공이 아닌 것은 차버려라!' 
아랫집이 된 나의 집에 자주 선물을 들고 오신다.
"이거 엊그제 담근 잼인데 한번 맛봐요." "군고구마 좀 드세요."
"이번에 처음으로 딴 꿀이에요."
오와! 이 많은 걸 어찌 제가 다 먹을까요? 하면서도
그 예쁜 수레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느라 정신이 없기도 했다.
꽃다발보다 더 감동이었다.

*노석미의 <매우 초록>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