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305목 (아빠가) 딸에게 쓰는 편지
그대아침
2026.03.05
조회 204
네가 가고 난 뒤 애비는 한 보름간을 몹시 앓았다.
너는 더 너른 세상에서 네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떠났다. 
그럼에도 나이든 애비는 우선 깊은 상실감에 마음이 패인 듯 아팠나 보다. 
더 너른 세상에서 네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떠난 네게.
앞으로 인생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몇 마디를 이르고자 한다.

우선 몸을 소중하게 아껴라. 
끼니를 거르지 말고 몸에 이로운 음식을 찾아 먹도록 해라. 
바람이 불 때는 그것이 곧 지나가는 것임을 잊지 말아라.
비가 올 때도 마찬가지다.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구름이 걷히면 곧 해가 나는 법이다. 발끝으로 서 있으면 오래 있을 수 없다. 
네가 가진 바 능력과 분수에 맞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항상 책임을 져라. 
너무 빨리 가려면 쉽게 지친다. 천천히, 끝까지 목표한 데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마음을 다해라. 마음을 다하면 몸도 따라간다.

좋은 책을 손에서 놓지 말고 고전음악을 많이 들어라.
좋은 책과 고전음악은 너를 생각이 풍부하고 지혜롭고 
사려 깊은 사람이 되게 할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오로지 너 자신이 돼라. 
네가 먹을 음식과 네가 입을 옷과 네가 살 집을 스스로 마련해라. 
해 뜨고 난 뒤엔 걷고 일해라. 
해진 뒤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지친 몸을 쉬게 해라.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쌓아두지 마라. 
그것들이 귀한 시간을 갉아먹고 인생을 낭비하게 만든다. 

네 애비가 너를 염려하는 마음이 깊어 말이 많았다.
너에게 말 많으면 탈 많다고 이르고는 
애비는 그걸 따르지 못했다.
오늘 말 많았으니 며칠은 입 다물고 있겠다.
소식 더 자주 전하고 몸 잘 건사해라.

*장석주의 <비주류 본능>중, ‘딸에게 쓰는 편지’에서 따온 글.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