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 대학교에서 한 달 동안 어학연수를 받았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학교에 남아 예습 복습을 하는 등 공부에 열중했고
금요일 저녁이면 월요일 수업을 기다리며 설렜다.
언젠가 매달 천만원씩 통장에 입금이 되면 무얼 하겠느냐는 질문에
종민은 ‘나라를 옮겨 다니면서 그곳 언어를 배우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꿈이 나에게도 전염되었나 보다. 다이얼로그를 읽어 가며 문장을 연습하고
단어 맞추기 게임을 통해 단어를 외워갔다.
함께 공부하며 데이트도 즐기고 있으니 ‘캠퍼스 커플’이 된 것 같은
낭만도 슬그머니 가방에 넣었다.
물론 뒤늦게 재미를 붙인 것도 그와 함께여서다.
그와 내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가며 생산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었던 데는
여행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생산적인 관계를 넘어 완벽에 가까운 파트너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여행을 넘어 함께 기록하고 책을 만드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아서 놀라곤 한다.
발을 맞추어 함께 달릴 때는, 주로 종민이 내 속도에 맞춰 뛰어주는데
걷고 싶은 유혹에 빠질라치면 나를 수렁에서 건져주는 것도 그다.
글을 쓸 때도 이만한 자극제가 없다. 서로의 생각들을 말로 끄집어낸 후,
각자 글로 풀어내기 시작하는데 때때로 생각지도 않은 좋은 시선의 글이 나오면
격려해주고 때로는 질투를 하며 서로를 끌어올린다.
두 사람이 겨우 1인분의 몫으로 살아가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우리는 서로를 만나 어떤 능력들이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되었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오늘을 즐기게 되었다.
가끔 나는 이 사람과 함께 죽는다면 당장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이런 이상적인 관계는 만 명 중에 혹은 지구상에 한 커플이나
나올까 말까한 희귀한 축복이라는 생각도 든다. 멈추거나 안주하지 않고
함께 오늘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관계가 몇이나 될까.
그로 인해 함께 만들 내일이 궁금해지는 관계는 또 얼마나 될 것인가.
그는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존재며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파트너다.
*김은덕, 백종민의 <없어도 괜찮아>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