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310화 초보들에게 다정한 세상이었으면
그대아침
2026.03.10
조회 106
사람은 죽기 전까지 몇 번이나 초보가 될까요?
사실 초보라는 건 뭔가를 새로 시작할 때만 목에 걸 수 있는 타이틀이잖아요.
그러니까 초보가 되면 막 설레고 행복하고
‘와, 내가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용기 있고 도전적인 사람이라니!’
스스로에게 마구마구 칭찬을 날려주며 뻐렁치는 기쁨만을 맛보는 게 맞을 텐데
막상 초보가 되면 기분 참 묘하지 않나요? 
처음이라는 건 도무지 만만한 상대가 아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어떤 처음 앞에서 겁날 때마다 ‘나는 히어로다’ 주문을 외요.
제가 히어로가 아닐 이유가 없거든요. 히어로란 본디 절망을 이겨내고
미래를 구하는 자를 일컫는 말이잖아요. 저는 제 앞에 닥친
막막함을 뛰어넘고 인류까지는 못 구해도 적어도 제 미래는 구할 거거든요.
그 과정에서 조금쯤 상처받고 다치고 번뇌하겠지만
고난이 있기에 히어로가 비로소 히어로일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아! 히어로를 논하는데 빌런을 빼놓을 수는 없죠.
초보세계의 빌런은 자신의 올챙이 시절을 까먹은 개구리들이에요.
마치 날 때부터 뒷다리가 달렸던 양 펄쩍펄쩍 활개를 치며
“그렇게 쉬운 걸 왜 못하냐” “나 때는 말이야” 등 말 같지도 않은 말들로
안 그래도 주눅 들어 있는 초보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몰라요. 자신도 언젠간 도로 뒷다리 없는 올챙이가 될 거란 사실을요.
사람은 누구나 다시 초보가 된다는 중요한 사실을요. 
사람은 언제나 능숙한 역할만 할 수는 없어요. 앞으로 겪어야 할 처음들이 
어쩌면 지금까지 겪어낸 처음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르죠. 

저는 세상이 초보들에게 다정해졌으면 좋겠어요.
선배가 후배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선생이 제자에게 구박보다 칭찬을,
다그침보다 배려를, 미움보다 용기를 주는 세상.
답답해하거나 화내는 대신 그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초보는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잘하고 싶어도
아직 그럴 능력과 경력이 부족한 존재들이라는 걸 마음으로 이해해주는 세상 말이에요.
아무도 자신이 처음부터 선배가 부모가 선생이 아니었다는 당연한 사실을
까먹지 않는 세상은 정말 멋지지 않을까요?

*강이슬의 <미래를 구하러 온 초보인간>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