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319목 보통으로 산다는 것은
그대아침
2026.03.19
조회 113
보통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내 나름의 구체적인 풀이를 해보면 대강 이렇다. 

건강한 가장이 착실한 직장에서 
불안 없이 열심히 일한 댓가로 그저 살만한데,
그 살만한 정도가 아이들을 실력 있는 대학까지 보낼만하고, 
따라서 납입금 때문에 위축되거나 
비참한 느낌을 맛보는 일은 없으되 
비싼 괴외 공부까지 시킬 돈은 없고, 용돈에 짠 편이지만, 
책이나 학용품을 산다면 비교적 후하고, 
옷은 초라하지 않게 입고 다니지만, 
알고 보면 형제끼리 물려 입고 바꿔 입은 것이거나, 
값싼 기성복이고, 
그렇다고 그런 것에 불만은 거의 없고,
먹는 것에 제일 신경을 쓰지만, 
아주 잘 먹고 사는 편은 못 되고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는 외식도 하지만 
기껏해야 불고기나 통닭 정도고 
제 집은 지녔으되, 좀 더 나은 집으로 가고 싶은 게 
가족들의 한결같은 소망이지만
그렇다고 친구가 찾아오면 창피할 정도는 아닌, 

생활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생활 기구는 겨우겨우 갖췄으되 
아직도 갖고 싶은 악기니, 가구 등이 많아 
아빠는 해마다 내년이면 사준다, 
공수표를 떼어서 신용이 약간 떨어졌어도
가족들의 아빠에 대한 친애감은 변함이 없고, 
엄마는 아이들의 입학금이나 장차 있을 큰일에 대비해
계나 적금을 한두 개쯤은 부으면서 
식구가 급한 병이라도 났을 때 
당황하지 않을 만큼의 은밀한 저금통장이 있는.. 뭐 이쯤으로 해두자.

*박완서의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중에서 ‘보통으로 살자’에서 따온 글.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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