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331화 말하는 대로 ‘정말’ ‘너무’ ‘엄청’ ‘참’ 특별한 하루를 만들 수 있어요
그대아침
2026.03.31
조회 105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_김용택, <참 좋은 당신>

<참 좋은 당신>은 '참'에 대한 애정 덕분에 단번에 좋아하게 된 시입니다.
어려운 시간을 견뎌낸 자만이 만들 수 있는 희망과 기쁨의 빛으로 내 앞에서 
환하게 웃어주는 당신. 그런 당신은 "참/좋은/당신"이라는 한 마디로 귀결됩니다.
이 시의 시행 배치에는 독특한 지점이 있어요. 시인은 의도적으로 '참'이라는
한 글자에 한 행을 모두 내어주었습니다.

첫째 아이와 둘이서 데이트를 한 날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엄마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첫째는 사소한 일에도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어요.
늘 두 아이를 동시에 바라보느라 한 아이에게 온전히 시선을 내어주지 못하던 사이,
첫째는 아기에서 어린이로 자랐더군요. 꼭 쥐면 바스러질 것 같던 
작은 손이 제법 단단해져 있었어요. 아이와 둘이서 공원을 걷고, 나뭇잎을 
빻아 소꿉놀이를 하고, 그네를 밀어주고, 시소를 타고,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었습니다. 참으로 평범하지만 더없이 특별한 날이었어요.

집으로 돌아와 아이와 홀랑 벗고 같이 목욕을 했습니다. 보드레한 아이의 몸에 
비누칠을 하는데 아이가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어요.
“엄마,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어. 엄마랑 둘이서 노니까 너무너무 좋았어”
“엄마도 오랜만에 사랑이랑 둘이서 시간을 보내니까 정말 행복했어.
햇살도 참 좋았고, 놀이터도 진짜 신났고, 아이스크림도 엄청 맛있었고.”
“엄마, 우리 다음에 또 놀자. 엄청 신나게. 진짜 재밌을 거야!”

아이의 말에 담긴 진심이 부사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그저 그런 날이 아니라 ‘정말’ ‘너무’ ‘엄청’ ‘참’ 신나고 특별했던 하루.
그런 날을 더 많이 만들어가자고 약속했어요. 새끼손가락 걸고 ‘꼭꼭’ 하고요.

*허서진의 <시의 언어로 지은 집>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