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그 순간만은 정말 악몽이기를 바랄 만큼 끔찍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필자도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정말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목표로 했던 회사에 최종 면접을 가던 날, 신분증을 빠뜨리고 간 것이었다.
결국 면접에 참여도 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돌아와야 했다.
지금도 아찔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필자의 이야기를 들은 한 미술평론가는 박사 시험에 합격한 후
실수로 등록금 날짜를 놓쳐버려 어쩔 수 없이 1년을 재수했던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삶이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순간을 그저 씁쓸했던 추억의 하나로 기억하고 있다.
몇 해 전 지역의 중견 예술가들을 만나 '인생에서 아찔했던 순간'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한 원로 무용가는 날짜를 착각해서 공연 날짜와 박사 시험 날짜가 겹쳐버려
하나를 포기해야 했던 기억을 회고했다. 한 원로 연극인은 의상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해
공연 중 신체 중요한 부위가 노출되어 버렸던 기억을 아찔했던 순간으로 전해왔다.
한 패션디자이너는 패션쇼를 하기 위해 서울에 갔는데 직원의 실수로 중요한
옷과 소품을 빠뜨렸던 사건 덕분에 은퇴할 때까지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없었다고 얘기했다.
중견 첼리스트는 처음으로 인조 속눈썹을 시술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연주회 무대에 섰다가 깜빡 졸게 되면서 순서를 놓칠 뻔했던 기억을 꼽았다.
그 이후로 그는 다시는 속눈썹을 붙이지 않는다고 했다.
각각의 사연에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같이 웃고 안타까워하면서 열심히 취재를 했다.
또다시 '그날'의 실수를 반복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실수는
과거의 그것들처럼 앞으로 남은 인생의 자양분이 될 수 있으니 걱정하지는 말자.
단, 악몽이 되어 밤마다 꿈속으로 찾아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실수, 실패에 대한 걱정 없이 '거침없이 하이킥'을 할 수 있기를.
*임연미의 <기억과 공감>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