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독서 모임의 선정 도서는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었다.
소설 속에서 감정을 담은 물건을 사고파는 '이모셔널 솔리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살면서 단 하나의 감정을 살 수 있다면 어떤 감정을 사시겠어요?"
그들 중 누군가 '설렘'을 소유하고 싶다고 하자 대부분이 설렘을 골랐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그럼 최근에 설렜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나는 되물었고, 그들의 대답을 듣는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새하얀 나비 한 마리가 너울거리며 꽃밭을 날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들이 설렜던 순간은 저마다 달랐다.
누구는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한강에 갔는데 그때 마주한 풍경에 설렜다고 말했고,
누구는 입사하고 처음으로 사수에게 칭찬을 받았는데 그 순간이 아직도 떨린다고 했고,
누구는 조카의 환한 미소에, 누구는 반려견의 애교에,
누구는 남자 친구의 사랑한다는 말에 설렜다고 말했다.
평생 소유하고 싶은 감정이 사실 이처럼 사소한 곳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장면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는 것.
조그만 설렘에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삶은 단순하면서도 저마다 다르다는 것.
그리고 "아름다운 곳에서만 예술을 찾지 마라.
네 눈물이 누군가의 슬픔을 닦아줄 것이다"라고 말해주었던
그날 선배의 말이 내가 걷고 싶은 길이 되었다는 것.
그날 우리는 가장 잃고 싶지 않은 것을 가장 갖고 싶어 했다.
*김우석의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에서 따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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