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525월 침묵은 징검다리처럼 대화 가운데 적당한 시간과 거리를 준다
그대아침
202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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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살다 보면 부득불 상대방을
설득해야 할 때가 있는데, 어떤 경우 잘 해보자고 하는 그 말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우리 자신을 지치게 한다. 이런 경우에 대화 전문가인 이정숙 씨는, 
때론 말보다 침묵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폴레옹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침묵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의 카리스마는 병사들에게 연설을 하기 전 몇 초 동안 침묵하는 데서 나왔다고 한다.
지금은 침묵의 시대가 아니라 설득의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잠깐의 침묵만큼 강한 설득력을 갖는 것은 없다.”

연설은 대중을 설득하는 행위인데, 오히려 침묵이 더 강한 설득력이 있다고 전문가는 이야기한다.
말은 많이 하면 실수하기 쉽고, 그렇다고 너무 말을 안 해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만나 대화한다는 것은,
마치 개울가를 건너기 위한 징검다리로 비유할 수도 있다.
그 징검다리는 너무 간격이 멀어도 힘들고 너무 촘촘해도 피곤하다.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어야 여기에서 저기로 건너기가 편하다. 
징검다리와 징검다리 사이의 빈 곳처럼, 침묵은 대화 가운데
적당한 시간과 거리를 주는 역할을 한다.

대학 시절에 한 교수님은 강의 시간에 학생들이 수업에 임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하기 위해
잠시 침묵하곤 하셨다. 그러면 떠들던 학생들도 교단에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교수님의 침묵 때문에 흠칫거리며 서로를 툭툭 쳐가면서 수업 준비를 하곤 했다.
교수님의 그 침묵은 “조용히 해! 떠들지 마!”라는 경고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것이었다.

침묵은 이렇게 스스로 준비할 시간을 준다.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도
어떤 오해로 화가 났을 때 소리를 지르는 것보다는 침묵의 시간을 두는 것이
큰 싸움을 피하게 만든다. 사람은 말이나 글을 통해 느끼고 이해하지만,
말에는 침묵이, 글에는 여백이 있어야 강한 힘이 생긴다. 
마치 먼 길을 여행하는 나그네가 길 위에서 잠시 쉬는 것처럼 말이다.


*원재훈의 <착한 책>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