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603수 삶은 발자국을 남기고 준대로 돌아오는 일이라면?
그대아침
2026.06.03
조회 105
유튜브를 보다 보면 추천 영상의 유혹을 받고는 한다. 평소 별로 관심이 없던 분야지만
호기심에 클릭하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고해성사 같은 댓글을 만난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데려왔어요.'

처음 유튜브를 보기 시작한 이유는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서였다. 
원하는 자료, 필요한 영상만 찾아보고는 끝이었다. 그러다 시간은 많고 
무료하던 어느 날, 나를 위해서 친절하게 추천해 준 영상을 우연히 클릭하게 됐다.
하나의 영상은 그다음 영상으로 이어졌고, 그다음 영상은 또 다른 영상으로 이어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무한대로 재생 가능해서 영원히 그 안에서 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채식과 건강 위주였던 추천 영상은 어느순간부터
'이런 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도대체 나를 어디에 데려다 놓은 거지?' 싶은
영상으로 채워졌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추천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두 언젠가 내 한 번의 클릭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작고 희미해도 
나는 어딘가에 발자국을 남겼을 테고, 그게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 것이었다. 
세상 모든 일은 부메랑처럼 돌아오곤 한다. 유튜브 동영상 하나마저도.

마음 전하는 일이 서툴던 시절, 누군가에게 무심하게 상처를 주었다. 
한참 뒤에 나 역시 같은 상처를 받았다. 그렇게 아플 줄 몰랐다.
오래전 내가 상처 준 사람들에게 미안해졌다. 당장 일이 없어 곤란해도
남의 일을 기웃거리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였다.

'교감의 실'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삶은 보이지 않는 천 가닥의 실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교감의 실을 따라서 우리 행동이 원인으로 전달되고,
그게 결과가 되어서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면 나 역시 아픔을 돌려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은 것을 주면 그 좋은 것이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을까.
삶이 어디에든 발자국을 남기는 일이고 무엇이든 준대로 돌아오는 일이라면,
조금 덜 이기적이고 조금 덜 해를 끼치고 조금 덜 나쁜 삶을 살고 싶다.

*권미선의 <시간이 하는 일>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