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605금 그대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그대아침
2026.06.05
조회 148
최근 읽은 책이 떠오른 나는 불쑥 말했다. 
"서희,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책에 따르면 지금 이 자리에서 쉽게 행복해지는 방법 중 하나가
눈앞에 있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것이란다.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그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짧게나마 열과 성을 다해 타인의 행복을
빌어주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벅차오르며 나도 덩달아 행복해진다고 한다.
바다에 취해 행복했던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어 눈앞의 서희의 행복을 빌었다.
뜬금없는 고백을 들은 서희는 갑자기 무슨 소리냐며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 다음 날, 헤어지며 쓴 롤링페이퍼에서 서희는 그 말을 내게 돌려주었다.
"명해, 당신이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툭, 눈물이 났다. 내가 건넨 말이었지만 그 말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오래도록 두려웠다.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지 못할까봐. 
시기와 질투는 내 오랜 난제였다. 나는 참 열심히 살았다. 열심히 공부했고, 
시험을 치렀고, 스펙을 쌓았고, 직장을 다녔다. 열심은 관성이 되어 일상에 스며들었다.
저마다 바쁘게 앞으로 걸어가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부지런히 발맞춰 걷는 나.
그렇게 열심히 발맞춰 걸은 결과라야 지금의, 아주 보통의 내가 된 것뿐이었다.
가끔 공허했고 자주 불안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불안인지도 모른 채 끝없이
혼자만의 경쟁을 이어갔다. 경쟁이 일상화된 많은 순간, 나는 스스로를 감시하는
착실한 관리자로 삶에 복무했다. 나의 불안은 열심을 부추기는 걸로도 모자라
나보다 더 열심히 걸어 나를 추월한 이들로 향했다. 그때부터였다.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빌어주지 못했던 것이.

덕적도 여행에 함께한 18명의 여자들.
"송미야, 너 방금 정말 멋있었어. 18명 사이에서 어떻게 그렇게
김송미스럽게 앉아 있을 수가 있어? 부럽다. 나도 그런고독한 눈빛을 갖고 싶어."

낯간지러워 괴성을 지르는 송미를 붙잡고 꿋꿋이 말했다.
너의 멋짐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내 삶에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어 고맙다고.
나만의 길을 느긋하게 걸어보자 마음먹으니,
내 마음엔 미움보다는 우정이, 질투보다는 존경이 퐁퐁 피어났다.

*김하늬, 김지영, 윤명해의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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