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608월 마음으로 맡는 세상의 냄새들이 행복을 찾아줄지도
그대아침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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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아이의 발바닥을 들여다보노라면 보송보송한 아이의 발 냄새가 난다. 
그리곤 그 발바닥을 간지럼 태우며 살며시 입가에 가져다 대 보라. 볼그레하며 
핑크빛 감도는 아이의 꼼지락거리는 발에서는 주체할 수 없는 사랑 냄새가 난다. 

설악산 대청봉에서 맡는 바람 냄새는 사람의 뇌 속을 향기롭게 하고
북한산 인수봉에서 맡는 바람 냄새는 도심의 추한 냄새를 거두어 간다.
혹자는 바람에 무슨 냄새가 있느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냄새를 코로만 맡으려는 사람의 말이다. 냄새를 몸으로 느껴보라.
그러면 스쳐 스러져간 그 자리에 바람의 냄새가 온몸을 싸고돈다.
세상의 어떤 인위적인 향수 냄새도 이보다 더 향기로울 수는 없다.

존경하는 어느 선배의 집에 찾아 갔다가 방안 가득히 풍겨나는 고서의 냄새는 
또 얼마나 나를 감동하게 하는가? 밤새워 술잔을 기울이며 논쟁을 펼쳤던 
그 선배의 집에서 몸으로 맡아내는 냄새 진정 우리가 그리워하면서도 만들지 못하고
쳐다만 보아도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냄새임에 자신을 질책하며 
책 한권 사드는 것으로 위안을 한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은 한여름 폭염보다도 더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그리고 500만에 가까운 길거리 응원 문화를 펼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뿐인가. 그렇게도 염원하던 월드컵 첫승을 넘어 16강, 8강 그리고 준결승에까지 올라온
국민에게 감격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진정 나에게 감동을 준 것은 4강 신화의 위엄 때문이 아니요.
극적인 결승골이나 역전 골 때문은 더더욱 아니었다. 어린 선수가 골을 넣고 잠시도 망설임 없이
골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인간적인 장면 때문이었다. 비록 우리와는 생김새가 다른
이방인이었지만 부자지간에도 나누기 어려운 점프 포옹을 나누는 감독과 선수가 보여준 장면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격이었고 인간애의 적나라함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 뜨거운 사람 냄새가 있었음이라.

삶을 살아낼수록 사라져 가는 사람 냄새에 무기력 증상까지 보이던 나는
그날 그 진한 냄새에 흠뻑 취했다. 아마도 아내와 함께한 투명한 유리잔을 타고 넘치는
흰 맥주 거품 속에서 '사람 냄새'라는 새로운 말의 맛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김학량의 <작은 행복>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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