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418목 어린 왕자의 머리와 마음을 빌려 보아요
그대아침
2024.04.18
조회 475
아침공감


아이들이 인형 놀이를 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런 식이다. 기사가 말을 타고 도착해야 하는데
말이 없다든지 하는,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소품이 하나 부족할 때
그들이 어떻게 하던가? 놀이를 그만둘까? 천만에! 아예 이야기를 바꿔버린다!
말이 없다고? 다른 방법으로 가면 돼!"
말이 없다는 사소한 이유로 아름다운 이야기가 끝나버릴쏘냐!
기사는 즉시 쿠션으로 높게 쌓은 산 사이로 구불구불 흐르는 강을 배를 타고
건널 것이다
. 아이들의 소꿉장난은 엄청나다.
현실에서 다른 수단을 찾아내도록 하는 엄청난 힘이 있다.
말이 꼭 있어야 한다고 몇 시간씩 확신했으면서,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순식간에 말을 포기하고 간단한 해결책을 찾아낸다
.

이 역학을 어른의 세계로 옮겨온다면?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퍼즐 한 조각이 부족한 경우를 떠올려보자.
프로젝트 전체가 멈추고 그 작은 조각이 임무완수의 절대적인 열쇠로 부각된다.
그래서 그 없는 조각을 찾는 데 집중한다. 그 조각이 필수가 아니거나
심지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 그 순간 프로젝트의 목표는 잊히고
조각만이 초미의 관심사다
. 등산화 속 돌멩이 같다.
돌멩이가 너무 거슬려서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경관을 가슴에 담지 못한다.
직진만 하는 로봇도 떠오른다. 벽에 부딪히면 2미터 후진하기를 무한반복한다.
바로 10센티미터 옆에 출구가 있는데.
, 어른들은 무엇을 찾는지 모를 때, 이야기는 줄거리를 잃고 프로젝트는
목적을 잃고 제자리를 맴돈다
.
아이들은? 이야기가 막다른 길에 몰렸을 때, 돌연 획 돌아서 간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모든 선택사항, 모든 가능성에 열려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창의적이다. 원하는 대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을 때
아이들은 해결책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찾고 그 마음은 서사에 날개를 그려준다
.
논리와 이성을 뛰어넘는, 창조적이고 비이성적인 도약이다. 이런 식이다.
"그가 악당을 몽둥이로 혼내줄 거라고 하지 않았니?" ”그랬는데,
그 악당은 위대한 마법사의 제자였으니 불도 쏠 줄 알아요. 봐요, 이렇게요!"





* 프랑스 작가 스테판 가르니에의 책
<어린 왕자가 읽어주는 내 마음>에서 따온 글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