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도로 주행 연습을 하던 때였다.
버스가 자주 다니던 도로에서 연습을 했는데,
조수석에 앉아 있는 선생님이 되도록 버스 뒤나 옆으로는
붙어 가지 말라고 하셨다. 버스는 몸집이 크기 때문에 위압감이 들어서
긴장하게 되고, 버스 뒤에 있으면 신호가 잘 보이지 않아서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기 시험 당일, 자동차를 타고 도로로 나갔다.
처음에는 잔뜩 긴장했지만 코스 중간지점을 지나니까 긴장도 자연스레 풀렸다.
그렇게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버스가 갑자기 내 앞으로 끼어들었다.
그 순간,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조언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몸이 굳어버렸다.
머리가 하얘지면서 멍해졌고, 정차해 있던 버스가 앞으로 나가기에
아무 생각 없이 나도 버스를 따라서 액셀을 밟았다.
그런데 그때, 옆에 앉아 있던 선생님이 핸들을 잡더니 탈락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신호위반이었다.
몇 주 뒤, 실기 시험을 보러 갔을 땐 무슨 일이 있어도 버스 뒤에는
서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경험하고 나니까
무조건 지켜야 하는 규칙이 되어버렸다.
속도 조절을 하며 간격을 멀찍이 유지했고,
3차선이나 4차선에 머무르는 시간을 최대한 줄였다.
덕분에 나는 실기 시험에 무사히 합격했고,
한 달 뒤에 운전면허증을 받을 수 있었다.
도로 위에서 마주치는 버스, 큰 화물차 같은 존재들이 내 인생 앞으로
끼어들 때가 있다. 그 존재들은 내 시야를 가리거나 나를 위협하기도 한다.
그럴 때 빳빳하게 버티며 계속 뒤를 따라가면 나만 손해를 본다.
그러니 아닌 것 같다 싶을 땐 굳이 맞서지 말고 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결과적으로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하니까.
*조유미의 <빨강머리 앤, 행복은 내 안에 있어>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 SNS 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