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1129금 심장에 파동을 일으킬 새로운 행복과 만나길
그대아침
2024.11.29
조회 208
“거북이 어디 있어?” 하는 제 엄마의 질문에 손자가 수족관 바닥을 가리켰다.
그동안 책이나 자석 모형으로만 거북이를 봐왔던 생후 17개월 된 아이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가 신기한지 거북이에 초집중하고 있다.
가족 단톡방에 딸이 올린 동영상을 보고 아들이 댓글을 달았다.
“이준이는 뭘 해도 인생 첫 경험이네.”
첨벙! 졸고 있던 내 안의 우물에 파문이 인 걸까, 청량한 에너지가 온몸에 퍼졌다.
서둘러 노트북을 열었다. 커서가 깜빡였다.
마치 텅 빈 기차역에 누군가 흘리고 간 희망의 단서 하나가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작은 돌 하나를 개울에 던졌다. 이준이도 해볼래? 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조그만 돌을 하나씩 쥐어주었으나 던지지 못하고 제자리에 떨어뜨렸다. 
시범을 보이고 다시 던져보기를 수십 차례, 그제야 제자리보다
조금 멀리 던질 수 있게 되었다.
퍼져나가는 물결을 바라보는 아이를 보며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가야, 동심원이 점점 커지듯 앞으로 너의 세계를 조금씩 키워나가게 
될 거야. 할미가 살아보니 인생은 시기마다 통과해야 할 관문이 있더구나.
그냥 흘러가는 시간인 것처럼 보여도 그 흐르는 시간 속에서 미래를 위해
반드시 실려 보내야 할 소중한 것들이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단다.
그러나 놓치고 지나가 내 인생의 강물이 비어 있다 해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나를 위로하는 것까지 내 몫이란 생각이 드는구나.’

머물러 시도했었기에 동심원을 바라볼 수 있었듯,
나의 글쓰기 또한 작은 돌을 하나씩 던지는 마음으로 자판을 두드리다보면
점점 커져가는 글의 파문을 보게 되지 않을까. 


*김경혜의 <발칙하고도 외로운 상상>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