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을 암송할 때마다 나는 뜬금없이 짜장면이 떠오르곤 한다.
짜장면은 언제 먹어도 맛깔 나는 음식이며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최고의 메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지금도 어릴 적,
길모퉁이에 자리 잡은 '동화루'라는 상호를 기억한다.
늘 단골들로 북적였던 그곳에는 가족들의 행복한 식탁이 있었고 웃음소리가 있었다.
봄날의 햇살처럼 음식점 안에는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퍼져나가는 온기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짜장면은 평등하고 공평하다.
우리 모두에게 추억이 되는 행복의 한 자락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시 '풀꽃'이 그러하듯 말이다.
시 '풀꽃'에서는 짜장면 냄새가 난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나게 하는 춘장 냄새가 풍긴다.
하지만 내가 시 ‘풀꽃’을 떠올린 후 느끼는 짜장면 냄새는 분명 환각이다.
그것은 나를 이롭게 하는 착한 환각이다.
내 마음에 따뜻함과 온기의 기억을 먼저 데려오기 때문이다.
풀꽃의 생명력은 짜장면의 가늘고 긴 면발을 닮았다.
시어들 사이사이에 우리 모두의 그리운 얼굴이 숨어 있다.
사랑했던 사람들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것.
이제 혼자 남아 살아가야 하는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
그것이 시 '풀꽃'이 지닌 치유의 힘이다.
많은 사람이 이토록 짧고 평범한 시를 사랑하는 이유이리라.
*이영문의 <시가 내 마음에 들어오면>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