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암으로 진단받으면서 눈물만 줄줄 흘리던 내게
꼭 이겨내겠다고 거꾸로 안심시키던 그가 이 지구별을 떠난 후,
나는 한동안 하늘을 끝없이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어느 날 막내와 얘기하다가 그런 말을 했더니
막내는 이렇게 답했다.
"엄마, 너무 답답하지? 그러니까 우리는 이다음 천국에 가면
서로 소재를 알려주기로 하자. 꼭! 나 어느 어느 메쯤 있다고."
그렇게 말하고 우리는 웃었다.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같이 있는 사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이라고 했던 톨스토이의 말이 생각난다.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정하고 따듯한 한마디를 건네야겠다.
게으름 때문에 혹은 꼭 말로 표현을 해야 하는 법이라도 있냐는 핑계를 대며
따뜻한 말 한마디에 인색했던 습성부터 고쳐야겠다.
마치 마음이 힘들 때 바라보며 힘을 얻었던 동영상 속의 왈츠처럼,
서로 사랑의 눈인사를 나누고, 따듯한 손을 내밀며,
서로 감싸 안듯 포옹하다가,
잠시 후 다시 만나 사랑의 눈빛을 교환하고. 이렇듯 살아야겠다.
이 세상 사는 동안 나를 지탱해주었던 보이지 않는 힘,
이런저런 인연으로 얽혀서 마음을 주고받는 사람들,
내 주변의 모든 사람,
아침이면 다정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딸과 가족들,
내가 이제껏 삶을 지탱해올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따듯하게 나를 지켜주었던 사랑의 힘 때문이었을 것이다.
*조현순의 <제주, 내 인생의 화양연화>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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