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월 내가 먼저 나에게 다정해지기를
그대아침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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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성 덕후’다. 반성이 특기이자 취미다.
책을 읽다가도 문득 반성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불현 듯 반성한다.
영화를 보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반성한다.
그렇다고 해서 올바르고 건강하게만 살아간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인 것이,
대부분의 반성이 더 나은 행동과 더 나은 나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덕후가 하는 대부분의 활동이 취미 생활 속은 자기만족에 머무는 것처럼,
반성 덕후인 나의 반성 역시 그 선에 머물러 있다.
그저 스스로 반성하는 내 모습이 좋은 것이다.
그러던 중,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다.
알아서 반성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더 이상 자기반성 말고 이게 필요할 것 같았다.
그건 바로 자기 연민이다.
“우리는 연민을 누려야 마땅하지만 그것을 우리에게 줄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스스로에게 연민을 베풀어야 한다. 더 성숙한 자아가 더 나약하고
방황하는 자아에게 고개를 돌려 위로하고 다독이며 다 이해한다고,
너는 사랑스러운 존재인데 그저 오해받은 것뿐이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또 한 번 반성하고 말았다.
그래, 나는 스스로를 불쌍히 여길 줄 모르는 사람이었지.
반성할 게 없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매일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굳게 믿고 살았지.
당분간 반성은 끊어봐야겠다.
그저 이런 나를 불쌍하다고 여기고 실컷 토닥이면서 지내봐야겠다.
혹시 모른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면 남들도 나를 그렇게 봐줄지도.
내가 나에게 다정한 만큼 남들도 나에게 다정해질지도 모른다.
*김신회의 <아무것도 안해도 아무렇지 않구나>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