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617월 유월의 살구나무 아래에서
그대아침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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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공감

 

6월의 살구나무 - 김현식

 

피아노 소리는 마룻바닥을 뛰어다니고

창밖엔 비가 내린다

기억나는 일이 뭐 아무것도 없겠는가?

6월의 살구나무 아래에서

단발머리 애인을 기다리며 상상해보던

피아노 소리 가늘고도 긴 현의 울림이

바람을 찌르는 햇살 같았지

건반처럼 가지런히 파르르 떨던 이파리

뭐 기억나는 일이 없겠는가?

양산을 거꾸로 걸어놓고 나무를 흔들면

웃음처럼 토드득 살구가 쏟아져내렸지

 

! 살구처럼 익어가던 날들이었다, 생각하면

그리움이 가득 입안에 고인다

피아노 소리는 마룻바닥을 뛰어다니고

창밖엔 비가 내린다

살구처럼

양산의 가늘고도 긴 현을 두들기던 살구처럼

추억은 마룻바닥을 뛰어다니고

창 밖엔 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