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딱소리 핑거스냅. 혀 위에 방울을 만드는 것.
새끼발가락만을 따로 움직이게 하는 것. 귀 움직이기.
팔꿈치에 동전을 올려놓고 감쪽같이 손으로 옮기는
마술. 껌을 꿀꺽 삼키자마자 목구멍에서 다시 꺼내기.
자전거 타기. 제기차기. 공기놀이. 줄넘기.
사진기 앞에서 자연스러운 피사체 되기.
피아노. 컴퓨터. 문방구에서 절제하는 것.
안면근육으로 환하게 웃는 법. 무서워 보이는 표정 짓기.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 것, 가볍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경쾌하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 문자에 하트 찍기.
이모티콘 쓰기.
웃으며 거절하는 것. 쓸데없는 물건 버리기.
할 말을 다음 박자에 하는 것. 잘난 척하는 법.
정확한 표현을 찾는 것. 인내하기.
남는 말과 남는 감정을 길모퉁이에 버리기.
용서, 그리고 용서하지 말아야 될 것들을 밀봉하여
더 이상 노려보지 않는 법.
빈 곳을 그냥 비워두는 것. 추위를 견디는 것.
제멋대로 여행을 훌쩍 떠나버리는 것. 기억해내는 것.
기억의 반복으로 모서리를 마모하고 통점을 없애는 것.
싫어하나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헤헤거리는 것.
오늘처럼 어딘가, 무언가, 잘 살고 있다는 자신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날에 엄마와 함께 잡채를 만들어
배가 빵빵할 때까지 먹는 것.
오늘처럼 자전거를 타고 밤길을 달려보는 것.
밤공기에 콧구멍을 벌름대고 보도블록의 울퉁불퉁함에
엉덩이를 맡기고 바람의 보드라움에 거북이처럼 얼굴을
내놓는 것.
무의미한 것들의 유의미함을 몸소 실천하는 것.
* 시인 김소연의 글
‘내가 죽어라 반복하고 연습해서 얻은 것들’...이었어요.
0726금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헤헤거리는 것
그대아침
202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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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