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공감
출판기념회
김주대
엄마, 이번에 새로 낸 책이야. 자아 받아 이거!
책이 빨간 것이 꽃처럼 이쁘구나
야이야(얘야), 이런 거 낼라만 돈 마이 들잖나?
돈 안 들어. 내가 도로 돈을 받고 내는 거지
그럼, 돈 마이 받고 내거라
응, 알겠어 마이 받고 낼게
엄마, 이기 이래도 베스트셀러 오십등에 들었어
오십등이만 꼴찌잖나?
아냐, 천권 중에서니까 일등하고 같아
그러만 축하한다. 그래도 너무 일등 할라고 애써지는 말거라.
뭐든 본래 일등 할라카만 욕심이 생기고 마음이 팍팍해진다
엄마, 책은 일등 해야 돈을 벌어
그래? 그러만 일등 하거라.
욕심이 생기고 마음이 팍팍해진다면서?
거지같이 사는 니가 돈을 번다는데 까이꺼 욕심 좀 내만 어떻노
알겠어. 그럼 욕심내고 마음 팍팍해질게
그카다가 마음 다친다. 욕심내지 말거라
엄마, 욕심내야 돈 번다니까
그러만 욕심내거라
* 계간지 <창비> 봄호에 실린, 김주대의 시 ‘출판기념회’ 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