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신의 그대와 여는 아침

음악FM 매일 07:00-09:00
0218화 계절이 주는 선물을 놓치지 마시길, 찰나의 아름다움까지도
그대아침
202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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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나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세상 밖으로 나오라고 말할 때, 
나는 글을 쓰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나는 마음이나 세상의 계절과는 상관없이
봄을 꿈꾸며 글을 쓰고, 매일, 매 페이지에 한껏 들뜬 초심자의 마음을 담아 시를 쓰려 노력한다.
글에 영감을 주는 것은 나의 아이들이다.
아이들이야말로 세상에 막 첫발을 내디딘 호기심 충만한 초심자들이기 때문이다. 
"엄마, 이것 좀 보세요! 빨리요!" 하며 산책할 때마다
그 순간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나의 아이들이다.

나는 얼른 아이들이 가리키는 것을 본다.
핑그르르 돌아가는 콩꼬투리나, 서로의 꽁무니를 쫓아 나무 위를 어지러이 뛰어다니는 다람쥐, 
사자의 얼굴을 닮은 들꽃을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쳐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얼굴을 볼 수 있는 그 찰나를 놓쳐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계절을 놓쳐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계절은 우리에게 선물을 준다.
가장 힘들었던 계절에 나는 무엇을 선물로 받았나.
나는 믿음을 선물로 받았다. 내게는 긴 겨울을 보내고
다시 살아갈 능력과 더 단단하고 활기차게 살아갈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변화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믿음과 나에게는 나만의 봄이 있다는 믿음도. 
그러는 동안 나는 잎이 다 떨어진 나무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잎이 떨어지면 그 사이로 더 넓은 하늘을 볼 수 있으니까.
가지 사이로 보이는 푸름, 그 찰나의 아름다움까지도.

*매기 스미스의 <푸르름이 밀려온다>에서 따온 글.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