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무빙>에서, 소년이 소녀에게 응원한다고 말한다. 소녀는 묻는다.
"뭘?" "너."
응원은 지금 너의 모습을 계속 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주말에 달리기를 하다 보면 지나가는 러너나 행인들이 종종 "파이팅!"을 외쳐주곤 한다.
뭐 대단히 빠르게 또는 오래 달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대회를 나간 것도 아닌데
모르는 사람의 파이팅씩이나 받을 일인가 싶었다. 그런데 날아오는 파이팅에
나도 모르게 굴리는 발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낀 순간부터
받은 파이팅을 돌려주기 시작했다. 파이팅!
누군가 왜 그림을 시작했느냐고 물으면, 외로워서 그랬다고 답했다.
아무리 사람을 만나도 채워지지 않던 외로움이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씩 사라졌던 것이다.
혼자서 이젤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오히려 나를 외롭지 않게 했다. 성수동으로, 이태원으로,
누군가를 만나러 가던 시간을 모두 아껴 혼자 그림을 그렸고, 덕분에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장이 휑하고 쏠쏠하면 어떡하나, 혼자가 좋고 그림만이 내 외로움을 채워준다고 말했으니
아무도 안 와도 할 말은 없지…. 첫 개인전이 열리기 전날 밤은 걱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전시는 '투게더'의 현장이었다. 오래된 친구들이 화환처럼 자신을 힘껏 꾸미고,
자기처럼 예쁜 꽃다발을 안고 나타났다. 다른 단체전에서 내 작품을 보고
개인전도 찾아왔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방명록에는 나를 향한 응원의 말들이 가득했다.
매일 봄이길 바란다는 한 문장의 시를 남겨주신 분, 삐뚤빼뚤한 귀여운 손 글씨로
자기도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소망을 비친 어린이.
예상치 못하게 회사 분들도 찾아와 대표님은 멋진 작가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쓰셨고,
내게 제대로 세뇌당한 대리님은 '미녀 과장님'으로 과분한 칭찬의 글을 시작했다.
혼자서 괜찮다던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응원을 먹고 살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벌써 여섯 번째 개인전을 치렀다. 어떻게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냐는 질문에,
이제 나는 주저 없이 응원 덕분이라고 답한다. 다정하고 따뜻한,
크고 작은 응원들이 모여 오늘 우리를 여기에 있게 한다.
그래서 나도 이제 응원을 하려고 한다. 뭘?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간도 견디며 꿈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당신을!
*김유미의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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