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가장 많이 주어지는 선택이 있다. 생각과 감정을 담는 그릇, 바로 '말'이다.
말할 기회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이 주어진다. 친구와의 수다, 가족과의 대화,
직장에서의 회의 등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선 말이 필요하다. 똑같은 말도 쓰임새가 다르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공격하고 밀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삶의 선택과 말의 선택에는 큰 차이가 하나 있다.
말로 탄생한 힘은 그 크기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작은 말도 큰 책임이 따를 수 있다.
모든 선택이 그렇듯 말의 선택도 후회가 따른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지', '무슨 생각으로 그랬지' 후회하며 땅을 쳐보지만
내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다. 정말 무서운 건 따로 있다.
말은 타인의 삶에 개입한다는 점이다. 말에는 누군가의 인생을 안 좋은 방향으로
서서히 틀어놓을 힘이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야만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할 수 있다.
물론 그 책임 또한 나의 몫이다. 말은 나의 선택이지만 나를 넘어서는 것이다.
무심코 했던 말을 크게 후회한 기억이 있다. 15년 전, 친구에게
"너는 컴퓨터를 진짜 못하니까 그냥 다 나에게 맡겨"라는 말을 몇 번 한 적이 있다.
별 생각 없이 했던 말이었다. 최근 친구를 만났는데 아직도 컴맹이었다.
왜 컴퓨터를 멀리하며 살았냐는 질문에 "나는 컴퓨터를 진짜 못하니까"라는
답이 돌아왔다. 내 말이 친구의 삶에 정착해 버린 것이다. 이후론 할 말을
선택하는 게 조심스럽다. 현재의 나보다 미래의 내가 후회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각 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삶에 정착한다는 사실이 두렵다.
글 쓰듯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말을 꺼내기 전에 수많은 단어를 떠올린다.
어떤 단어는 조금 날카롭고 어떤 단어는 너무 강렬해 보인다.
나열하고 보면 나쁘게 들릴 만한 문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걸 없앤다.
대신 부드럽고 상냥한 단어로 채워 넣는다. 말을 정제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소중한 사람의 삶을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는다. 상대방을 위한 은밀하고 따스한 배려, 후회 없는 말은
대개 이런 배려를 품고 있다.
*윤설의 <결국, 마음에 닿는 건 예쁜 말이다>에서 따온 글.
줄인 내용이 많습니다. 원문으로 확인해 주시고
개인SNS등에 그대로 옮겨가지 말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