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4 (월) 갈대가 서서 우는 것은
저녁스케치
202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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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을
울고 울고 울어도
채울 수 없는 허허로움에
빈 들판 서성이며
서걱서걱 갈대가 운다
차라리 텅 빈 하늘이라면
길 잃은 산새의 깃털로도
잠시 채울 수 있으련만
가는 세월을 탓할 수 없어
노을에 기대어 운다
우리가 살아온 삶처럼
앞으로 살아갈 삶처럼
주저 앉는 슬픔은
골 깊은 좌절이 되리란걸 이미 알기에
온몸이 바스러져
허공을 춤추는 티끌이 될지라도
갈대는 왠종일 서서만 운다
결코,
울어도 울어도 바보처럼 주저앉아 울지 않는다
윤인환 시인의 <갈대가 서서 우는 것은>
이대로 무너지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겠구나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겠구나
직감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너무 쉽게 끝을 말하진 말아요.
원망하고, 울고, 화내면서 어떻게든 버텨내는 거예요.
기회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