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 (월) 다시 올 웃음에게
저녁스케치
20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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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웃지 못하는 내 웃음이
잘 웃는 네 웃음을 만나
비로소 웃기 시작했다

너의 첫 웃음을 보면서
새벽에 첫닭이 울 듯
꼬끼오- 웃었다

아마도 너는 하루에
사백번이나 넘게 웃을 것인데
나는 겨우
열 번을 웃기도 힘들다

웃기 전에
나는 사람이 힘든 사람이었고
우두커니 서 있는 그림자였다

너는 웃음으로
내 울음을 지불하고
학습 없이 웃음보를 가지게 했다

아무리 성나는 일이 있어도
네 웃음을 피할 생각은 없다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네 웃음으로 배워야겠다

웃음에 길을 트면
사방이 웃음 천지

나를 웃게 한 웃음이
저기 앞에 간다

네가 웃는 것으로
이 세상 울음이 끝났으면 좋겠다

천양희 시인의 <다시 올 웃음에게>

웃어요, 우리.
그리고 이왕이면 크게 웃어요.

세상 모든 슬픔이
웃음소리에 놀라 달아나도록

그 어떤 아픔도
함부로 마음에 발붙일 수 없도록

인생을 겉돌던 행복이
다시 우리 삶에 깃들 수 있도록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