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3 (화) 사람이 온다는 것은
저녁스케치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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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내 삶에 일분일초라도
다녀간다는 것은 억겁의 인연이라 하는데
하물며 마음에 잠시라도 머문다면 엄청난 일이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허투루 오는 건 없다
마음에 두고 오든, 우연히 오든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오든
가까이에 온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오지 않는 이가 수천만 배
수억만 배 이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백 리를 걸어도 사람 하나 오지 않을 때가 있다
하릴없이 기다려도 하나 오지 않을 때가
있어 본 사람은 안다
사람이 온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잠시라도 머문다면 엄청난 일이다

사람이 왔다가 간다고 너무 서운해하지 말라
원래 오고 가는 것이 사람이다
바람도 오고 가서 나무가 푸르고
잎새가 물들고, 또 꽃이 피는 것이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꽃씨를 가득 뿌려 메마른 곳에 꽃을 피우게 하는 일이다
사람이 오고 가다 보면 모서리가 둥글둥글 되어
사람이 사랑이 된다.

이담재 시인의 <사람이 온다는 것은>

사람이 오는 일은 삶을 뒤흔드는 일.
잠시일지라도 서로의 시선과
온기가 맞닿아 있는 순간만큼은
두 사람만의 작은 세상이 만들어지고,
그 사람이 떠난 후엔
마음이 깎이는 아픔이 뒤따르지만
덕분에 둥글어진 마음으로
누군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지요.
그래서 우린 내게 온 사람들을
인연이라고 말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