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5 (목) 바람꽃
저녁스케치
2024.12.05
조회 191


스쳐가는 눈길
짓밟아 버리기에
닿지 않는 벼랑 끝에
앉았습니다

바람 타고 돌 담벼락
숨구멍 위에 앉아 있으니
작은 꽃이라고
바라봐 주는 그대
아름답습니다

가냘프고 예쁘다고
간질러주는
당신이 있어
눈물 삼킵니다

바람꽃으로 떠나더라도
폭설을 떠나보내고
찾아오는 봄에도
그대를 만나러
다시 피어나겠습니다

신화경 시인의 <바람꽃>

나 여기 있다고 말하지 않아도
눈길이 가는 의연한 꽃이고 싶습니다.

삭풍에도 쓰러지지 않고
다시 피어나는 당찬 꽃이고 싶습니다.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은은한 향기가 잊혀 지지 않는 들꽃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친 그대의 시선이 머무를 때면
힘겨운 나날을 밀어내는 한줄기 바람꽃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