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 아파지는 가슴
되돌리지 못한 추억 때문
단풍잎 하나둘 지던
산모퉁이 작은 길에
억새가 울었다
책가방의 무게가
유난했던 그 날은
마음속 산비둘기 한 마리가
떠난 날이었다
같이 산 적도 없어
밤과 낮이 그대로였다
자고 일어나는 일도
어제와 같은데
혼자 울었다
그 산길에서 울었다
마른풀 위에 앉아
해가 기울도록 울었다
다만, 그 풀숲에
작은 노란 꽃 하나
나와 같이 있었다.
정정민 시인의 <위로의 감국>
내 의지와 상관없이 꺾이고 패이고
가슴에 멍 하나쯤은 늘 있는 우리지만,
그래도 ‘다시!’하고 당당하게 외쳤으면 해요.
누가 꺾는다고 물러설 우리가 아니잖아요.
혼자가 힘들면 등을 맞대요.
등 뒤에 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