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8 (토) 창문에 핀 서리꽃
저녁스케치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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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오지 못한 마음
그리움의 눈물 되어
하얀 눈꽃을 피웠다

추억을 갉아먹은
거침없는 바람의 얼룩
차갑게 엉기어 창틈에 기대고

겹겹이 쌓아둔
허연 입김처럼 다가오는 사연
둔탁한 숨소리를 헤집고 들어온다

번민에서 오는 고요
그건 이른 아침을 기다리는
엷은 햇살의 눈빛이었다

알알이 부서지는
새하얀 꽃잎, 달빛에 매달아
그 향기에 뽀얀 설움 내려앉는다.

김해정 시인의 <창문에 핀 서리꽃>

창밖 풍경을 보다
문득 떠오른 이름 하나.
마음으로 안부를 전해보지만
삭풍에 창을 넘지 못하고
서리꽃이 되어 앉습니다.
그러나 머잖아 봄햇살이 비추면
서리꽃은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소식을 전하러 떠날 테지요.
하얀 그리움들을 녹여줄
따스한 봄을 기다리며,
창에 호~입김을 불고선
그리운 이름들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