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예순 날!
그 많은 낮과 밤을
어떻게 모두 건너온 것일까?
찔레꽃 같은 날이
수선화 같은 날이
무심으로 지나기도 했겠지
곶감처럼 달콤해서 한 알씩
맛나게 빼 먹기도 했고
소태같이 써서 죽을 맛도 보았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울었거나
먼 하늘의 밝은 햇살에
가슴 두근거린 날도 모두 좋았지
하얗게 펼쳐질 새날이
어떤 색으로 칠해져 빛을 낼지
다시 받아들 나의 시간 앞에서
시계의 긴 바늘처럼 겸손하고
초침처럼 숭고하게
한 땀씩 수를 놓아 나를 그려가리라.
주선옥 시인의 <12월의 마음>
이런저런 일 모두 자신에게 던져 버리고
새날을 맞으라며 12월이 우릴 배웅하네요.
그 따스한 응원에 힘입어
‘그래, 다시 한번 해보자’ 하며
씩씩하게 첫걸음을 내디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