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숙이 초록 잎은 마디 사이를 지나
노란 꽃망울 속을 물들이고 있다
바람 한 줄기 움츠렸던 제 몸을
펼쳐 내, 혈을 일으켜 세우고
매 순간 간절히 오르는 수액 한 방울
그 바람, 그 빛, 그 간절함, 그 미소는
부끄러운 향기 머금은 청순한
첫날밤 노란 병아리 새색시 저고리
눈이 내리는 겨울이지만
따뜻한 봄을 갈망하는 기다림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
나에게 너를 선물 받고 싶다
어둑어둑 안개 짙어 못 간 몇몇 날
일어서려는 노란 꽃, 고개를 떨군다
그대, 영원히 지지 마라
김병근 시인의 <수선화 연정>
다른 새싹들이 언 땅 아래서 꿈틀꿈틀
기지개 펴기 위해 준비할 무렵,
새싹보다 먼저 피어나 땅을 향해
힘을 내라며 응원하는 수선화.
부디 수선화도 지지 않고
새싹과 함께 봄을 맞기를,
다시 추위가 찾아온다 해도
우리 모두 지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