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3 (월) 떠도는 자의 노래
저녁스케치
202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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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진 별정우체국에서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서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 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 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고 헤매고 다닐는지도 모른다
신경림 시인의 <떠도는 자의 노래>
싱그러운 젊음은 십 대의 어느 여름에,
패기는 이십 대의 어느 가을날에,
따스한 가슴의 온기는 사십 대의 어느 겨울에,
돌이켜 보니 어딘가에 두고 온 마음이 얼마나 많은지요.
더 늦기 전에 잃어버린 마음들을 찾으러 나서봅니다.
두근두근 가슴 뛰게 할, 꽃 피는 봄이 오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