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8 (토)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저녁스케치
20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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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 닫은 먼 자리, 가린 자리
너의 생각 밖에 내가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있다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조병화 시인의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첫사랑도, 인생 최고의 사람도 아닌,
가슴앓이 한 날이 더 많은 사람.
건드릴수록 더 깊이 파고드는 가시처럼
인생 어딘가에 콕 박혀버린 사람.
아무리 벗어나려 애써도 결국 제 자리,
하는 수 없이 가슴에 품고서 살아가는 사람.
마음 아린 그 사람이 떠오르는 이른 봄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