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5 (화) 이중창
저녁스케치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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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랑은 가끔
조금은 떨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

두 장의 유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모래알 하나가
서로에게 소름 돋는 상처를 주고
창문 사이 빈 공간으로 인해
이중창이 제 역할을 하듯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가끔은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빗물과 찬바람은
이중창 안에 스며들기 어렵지만
따듯한 햇살은 모두를 관통하여
그사이에 포근한 공간을 만들고
밤에는 별빛 더 신비하게 춤춘다.

나동수 시인의 <이중창>

아무리 좋은 관계여도 너무 꼭 붙어 있으면
상처를 주고도 왜 아파하는지 알지 못해요.
그래서 하나인 듯 나란히 선 이중창처럼,
서로 맞대고 있어도 바람길이 있는 돌담처럼,
적당히 거리를 둬야 해요.
상처가 너무 깊이 파고들지 않되
온기를 나누기엔 충분할 만큼의 틈,
감정이 숨 쉴 틈을 두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