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신의 아픔만 바라본다면
생겨나지 않았으리,
짠하다는 말
타인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슬픔까지 공감하기에 생겨났으리,
짠하다는 말
나누지 못하는 안타까움까지
애태워 들어있으리,
짠하다는 말
사람이 사람이게 하는 말이네,
짠하다는 말
사람이 사람 되게 하는 말이네,
짠하다는 말
홍수희 시인의 <짠하다는 말>
어딘가 풀이 죽어 보이는 어깨에
굽은 등과 뒤축이 무너진 신발에
하고픈 말을 꾹꾹 눌러 담는 모습에
아파 보이는데도 한사코 괜찮다는 말에
마음이 짠해집니다.
그렇게 미웠는데...
정이 든 건지, 세월에 마음이 무뎌진 건지,
그래, 그땐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지...
이해하게 되는 걸 보니,
이제야 철이 들기 시작했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