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동생이 되겠습니다”
오래 불화했다가 긴장을 풀기 시작한
남동생으로부터 뜻밖의 문자 받고
가슴 가득 초록 잎사귀 일렁이는 중
‘맑’이라는 말 어떻게 왔을까
오래 생각해 두었던 것인지 혹은
생각 없이 누르게 된 것인지도,
마냥 귀해서 보기도 아깝던 남동생
어린 손잡고 나서면 동네 사람들
단 호박 같은 덕담을 안겨주곤 했는데
불화의 원인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반쪽이 떨어져 나간 마음 싸매고서
가을 낙엽, 겨울 눈 꽉꽉 밟아가며
세월이 약이라는 말만 무조건 섬겼다
맑은 동생 되겠다는 문자를 읽자마자
맑은 누이 되겠다고 급히 보내려다
‘맑은’이라는 말 아까워 감춰놓고
“고맙구나 그 말, 참 좋다”고만.
한영옥 시인의 <그 말 참 좋다>
맑은 사람이 되겠다는 말은
샘물처럼 투명하고
햇살 향기가 배어있는 사람,
구김 없는 사람이고 싶다는
어여쁜 다짐 같은 말.
그렇게 언제나 누구에게나
맑은 사람이 되어야지...
향긋하고 고운 다짐들로
마음을 가득 채워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