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2 (목) 척
저녁스케치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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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오후
식당에 들어가 갈비탕 한 그릇을 시켰다
제일 실한 갈비 한 대를 손에 집어
덥석 물어 고기 살을 이빨로 뜯었다
고기가 씹혀 입안으로 퍼지는 동안
이런저런 시간의 뼈가 목구멍으로
척 달라붙어 걸리적거린다
그놈의 알량한 자존심이 뭔지
아닌 척 괜찮은 척 아는 척 있는 척 당당한 척
자신까지 감추며 척척하게 산다
뼈를 발라낸 고깃덩이들이
뱃속으로 무장무장 잘도 들어간다
못 이기는 척
남은 국물까지 후루룩 아낌없이 마셨다
뜨거워진 가슴이
시원한 척, 은밀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현경 시인의 <척>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거,
재채기랑 사랑만 있지 않아요.
누가 어떤 척을 하는지
우린 금방 알아보잖아요.
그런데요, 누가 그러거들랑
식사를 하든, 차를 마시든, 산책을 하든,
잠깐 그 사람 곁에 머물러 주세요.
애써 괜찮은 척하는 건
그만큼 마음 둘 곳이 없단 말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