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17 (금) 호수
저녁스케치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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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 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는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 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같이 떨던 것이
이렇게 고요해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속에 지니는 일이다
이형기 시인의 <호수>
기다림을 넘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건 아마 누군가의 마음일 거예요.
그러니 마음을 얻으려면
덤덤히 기다릴 수밖에요.
요란한 빗속에서도
고요함을 잃지 않고,
휘몰아치는 바람에도
물결이 잔잔히 이는 호수처럼 말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