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6 (토) 공존의 이유
저녁스케치
202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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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사귀지 마세
작별이 잦은 우리들의 생애
가벼운 정도로 사귀세
악수가 서로 짐이 되면
작별을 하세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기로 하세
너만이라든지
우리들만이라든지
이것은 비밀일세라든지
같은 말들은
하지 않기로 하세.

내가 너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나를 생각하는 깊이를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내가 어디메쯤 간다는 것을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작별이 올 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사귀세

작별을 하며
작별을 하며
사세

작별이 오면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악수를 하세

조병화 시인의 <공존의 이유>

사람과 사람 사이엔 적당한 간격이 필요해요.
뾰족하게 모난 서로에게 다치지 않으면서도
온기는 충분히 나눌 수 있는 그런 거리 말예요.
혹여 누군가 작별을 말하거든
그 마음도 존중해주었으면 해요.
그건 인연의 끝을 알리는 게 아니라
적당한 마음의 거리를 찾으려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