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3 (금) 환승
저녁스케치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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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큼한 아카시아꽃향기 따라
산길을 오르는데
찔레꽃 활짝 얼굴 내밀고
옆길로 환승하게 만들었다

개나리, 진달래, 철쭉꽃은
오월 바람에 밀려나고
찔레꽃, 아카시아꽃, 붓꽃이 환승하여
텃세를 부리는 중이다

코 평수 넓히고 들이쉬는 바람은
답답한 마음을 쓰다듬고
전등불에 갇혀 침침했던 눈은
밝은 햇살로 환승하니
푸르른 세상이 다가와 포근하게 안긴다

망초대 뜯어 나물 반찬 할까
쑥 뜯어 국을 끓일까
망설이다가
길가에 찔레 한 가닥 베어 무니
입안 가득 전해지는 상큼함에
내 마음도 맑음으로 환승되었다.

정대수 시인의 <환승>

꽃바람의 은은한 향기에 취해 걷다 보면
우리 마음은 어느새 흐림에서 맑음.
마음이 무겁고 축 처질 땐
모든 감각을 활짝 열고 봄길을 걸어 봐요.
발걸음이 가벼워질 때마다 마음도 가벼워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