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18 (금) 바보, 꽃잎에 물들다
저녁스케치
2018.05.18
조회 413
그냥 물들면 되는 것을
그냥 살포시 안기면 되는 것을
저절로 물이 들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것을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말로만 요란하였구나
그만, 바보짓을 하였구나

그냥 물들면 되는 것을
노을이 하늘에 물드는 것처럼
꽃에 꽃물이 드는 것처럼

그냥 꽃잎에 기대어
가만히 가만히 물들면 되는 것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고
그냥 당신에게 물들면 되는 것을

김시천 시인의 <바보, 꽃잎에 물들다>


나도 모르게 너무 성큼 다가간 건 아니었을까요?
상대방의 마음이 어떤지는 살피지도 않은 채 말이죠.
노을이, 꽃잎이, 끝에서부터 서서히 물드는 것처럼
사랑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