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22 (화) 비록
저녁스케치
20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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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이라는 말,
슬픈 기운이 떠돌지?
비록 어떠할지라도 이러이러 하리라…
결핍을 딛고 눈물을 피워낸 비록秘錄
그것은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기록
사랑의 역사라지?
그 비밀스런 기록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는 가난했지만 배고프지 않았다
새벽이 오면 헤어질 줄 알면서도
비록 비록
어둠의 귀퉁이에 불을 지피며
서로의 등에 귀를 가져다 댈 때
등 뒤에서 들려오던
비록이라는 말
휘파람 소리를 닮았었지
짧게 스쳤지만 뜨거웠던 입술
시골 기차역에서 손을 내어주며
잎새처럼 떨던 네가 떠난 뒤에도
꽃은 피었다

김은자 시인의 <비록>


인생을 ‘비록’이라는 말처럼 살았으면 해요.
슬픔이 어른거려도
따라오는 희망에 더 큰 무게를 두는 거죠.

비록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게
비록 헤어져도 추억을 남길 수 있게
삶이 힘들 때는 ‘비록’이라는 말을 떠올려 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