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의 말이 들리는 저녁이다 간밤 비 맞은 연두의 이마가 초록에 들어가기 직전이다 한 연두가 연두를 낳는, 한 연두가 또 한 연두를 부르는 시간이다 너를 떠올리면 널닮은 연두가 살랑대는, 널 부르면 네 목소리 닮은 연두가 술렁이는, 달아오른 햇살들을 피해 다니는 동안 너를 떠올렸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지점에 닿을 때까지 네 이름을 불렀다 지금은, 나를 부르는 네 목소리가 들려올 무렵이다
박완호 시인의 <연두의 저녁>
이 많은 꽃들이 지고나면
파릇파릇한 연두의 목소리가 들려오겠죠.
벌써 연두빛 잎들이 살랑대는 지역도 있을 거구요.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으면
“안녕!” 하고 말을 걸어올 듯한
연두의 저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